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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남 통합의대 신설 한달 내 판가름
작성자 정성훈 작성일 2025.02.05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늦어도 3월 초에는 확정할 것으로 전망돼 전라남도가 비상이 걸렸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민선 8기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전남 통합 국립 의과 대학의 성패가 한달 정도면 판가름나는 셈이다. 결과에 따라 3선 도전은 물론 조기대선 출마까지 넘보는 김영록 지사의 정치 생명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남도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3월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대학 의대 개교를 위해서는 정부가 내년도 의료 인력 수급 규모를 확정하는 것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의료 인력 수급 규모를 정해야 교육부가 이를 바탕으로 의과 대학 입학 정원을 정하고, 이를 넘겨받은 전국 대학 총장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입시요강을 최종 확정한다.

대학들의 입시요강은 통상 4월에 최종적으로 확정돼 5월에 발표되므로, 이 같은 과정이 진행되려면 3월 초에는 의료 인력 수급 규모가 정해져야 한다.

대교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지난달 22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늦어도 2월까지 정부와 의료계가 합의해야 한다"며 "그래야 오는 5월 모든 대학의 입시요강이 공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구성을 위한 공청회와 관련법 개정안을 준비하는 등 이달 내로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의대 신입생 증원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하고 불법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실타래처럼 꼬여 수급 규모가 쉽사리 정해지기 어려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도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의료계는 올해 늘어난 의대 정원 규모만큼 내년도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특히 전남 국립 의대 설립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긴 설 연휴가 끝나자 3일 곧장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주민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등을 만나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을 위한 정원 배정을 강력히 호소했다. 4일에도 전남도 의대설립추진단이 별도로 국회를 방문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0일 남도일보 신년인터뷰에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정부의 대국민 약속이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며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정부에 의대설립 약속 이행을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희망과 달리 의대 정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김 지사에게 험난한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된다. 내년도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2027학년도 개교로 목표치를 1년 늦출 경우 통합의대 설립을 매개로 뭉친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논의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순천대 송영진 교수회장은 최근 남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들 사이에서 의대 설립이 어려워질 경우 굳이 목포대와 통합할 이유가 있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민선 8기 김 지사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과 의대 설립이라는 양대 과제가 이번 임기 내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다. 김 지사의 정책추진 능력과 리더십에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난관 속에서도 정원을 확보할 경우 김 지사의 3선 가도나 조기 대선 출마 등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남도일보 2면, 2025. 2. 5(수) 박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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