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상에 다양한 형태로 올라오는 김 가격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검은 반도체’라 불리며 수출에는 큰 성과를 보였지만 자주 섭취하는 만큼 밥상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광주지역 마른김 10장 가격은 지난해 같은날(800원)보다 25% 오른 1,000원을 기록했다.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 및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인 중도매가격으로는 마른김 1속(100장) 당 9,000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날(6,660원)보다 35%올랐으며 평년가(6,000원)와 비교했을땐 50% 폭등했다.
김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기후 변화로 원초(채취한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김)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최근 1~2년 새 수온이 오른 데다 병충해가 확산됐고 전국 김 생산비중 77%를 차지하는 전남에서는 지난해 생산이 11% 감소했다. 또한 김밥 등 K-푸드 인기 상승으로 인한 수출 증가도 김 가격을 끌어올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가 추산한 지난해 전국 김 수출량은 약 1억 속(1속 당 100장)으로 전년보다 17.8% 늘었다.
수출 국가도 49곳에서 124개국으로 증가했고 수출금액도 사상 최대인 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이 핵심 재료로 쓰이는 김밥 가격도 오름세다. 특히 김밥용 김은 원초 함량이 많아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월 기준 광주지역 김밥 평균 가격은 3,340원으로 전년(2,960원)대비 12.8% 상승했다. 5년 전(2020년) 가격은 이보다 28% 저렴한 2,400원이었다.
서구 상무2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강 모씨(65)는 “아직 순수익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로 비싸지는 않지만 10년 동안 별 생각 없이 구매했던 김 가격이 최근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오를 예정이라는데 메뉴 가격을 올린지 얼마 안돼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김 생산 기업들도 고민이 깊다.
완도군 소재 A기업 관계자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통상 1년치 물량의 원초를 산지에서 사들이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산지 가격이 작년 대비 두 배, 심할때는 세배까지도 비싸졌다”면서 “이에 필요한 양을 한번에 구매하기가 불가능하다. 또한 봄으로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는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전남매일 20면, 2024. 3. 19(화) 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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