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민의 30여년 숙원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에 전격 합의하면서 방식과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두 대학은 과거 흡수 통합 등 형태가 아니라 최대한 현재 기능과 캠퍼스 등을 유지하는 ‘낮은 단계’, ‘느슨한 형태의 통합’을 통해 균형발전에 방점을 찍는다는 구상이다.
국회가 교육부 장관의 통합국립대학 지정권과 캠퍼스별 특성화를 토대로 시너지가 가능한 ‘수평적 통합’을 골자로 26년만에 고등교육법 전면 수정에 나서는 등 낮아진 문턱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17일 전남도와 목포대, 순천대에 따르면 두 대학은 조만간 같은 수로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실행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통합대학 교명, 인재 양성 계획, 대학 본부와 운영 거버넌스 등 구성 방안을 구상해 다음 달 교육부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역이나 대학 구성원들이 예민하게 여기는 중복 학과·기능 조정이나 통합 방안은 당장에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대신 교육부의 ‘1도 1국립대’ 기조에 맞춰 엄격한 의미의 통합이 아닌 느슨한 형태의 통합 요건을 맞추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와 대학들은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부산 사상)과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경기 수원정)이 공동발의한 ‘고등교육법 전부 개정안’ 입법을 주시하고 있다.
개정안은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급변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법률안 제5조 1항에 ‘교육부장관은 2개 이상의 국립대 또는 공립대가 단일대학으로 전환하는 경우 해당 대학을 통합국립대로 지정할 수 있다’, 2항은 ‘국가와 지자체는 통합국립대가 지역 특화산업 등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학 간 통합은 중심대학 위주의 ‘흡수 통합’으로 의사결정 권한과 자원이 중심대학에 집중되는 한계를 보여왔으나, 새 법안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국립대학으로 ‘지정’을 원할 경우 캠퍼스 간 균형 발전을 통해 권역 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도록 해 전남의 여건과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6년 통합한 전남대학교(광주)와 여수대학교가 전자였다면 광주·전남에서 18년 만에 시도되는 국립대학 간 통합은 후자 형태가 될 수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역시 지난달 순천대 글로컬대학 강소기업 육성 비전 선포식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1도 1국립대’에 대한 순천대, 목포대의 협조를 요청한 뒤 “통합은 엄격한 의미가 아닌 느슨한 형태의 통합부터 시작해도 된다”며 문턱을 낮췄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대학’은 무엇보다 의대 정원 배정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2026학년도에 전남 첫 국립의대 신설과 함께 정원이 배정된다면 대학 전체 통합에 필요한 실무도 순조롭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대학들은 내다봤다.
순천대 관계자는 “두 대학이 통합하면 전남 동부권(순천)과 서부권(목포)을 아우르면서 다른 지역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명실상부 거점 국립대학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며 “두 대학 총장이 지역과 도민을 위해 큰 결단을 한 만큼 전남에 의과대학이 신설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전남매일 3면, 2024. 11. 18(월) 정근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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