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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달러 환율 1천520원대 고착화…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작성자 정성훈 작성일 2026.06.22

원·달러 환율이 이달 평균 1천52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국의 긴축 우려와 중동 정세 불안,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천521.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 평균 환율 1천626.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평균 환율 1천453.3원과 비교해도 70원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급등했을 당시에도 월평균 환율은 1천492.5원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은 지난달 15일 1천500원을 넘어선 이후 이달 19일까지 23거래일 연속 1천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1997년 말 외환위기 국면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원화의 실질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4.75로 전월보다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약 17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국가 간 교역에서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원화 가치가 약세임을 의미한다.

 

최근 환율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꼽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가 확대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 장중 101선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정세도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체결에 합의했지만 세부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후속 협상 연기 등이 겹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만 20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에도 미국 긴축 국면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중동 전쟁 종식 기대에도 시장이 이를 완전히 신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환율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업체는 달러를 안 내놓고, 개인과 기관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이탈한다"며 "3분기까지 1천500원대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도일보 9면, 2026. 6. 22(월) 박준호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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